“그러니까 나보고 이나경 씨 연애 상담을 해달라?” “연애 상담이 아니라 제가 시도하는 몇 가지에 느끼신 대로 간단하게 대답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무리한 부탁은 아니었다. 말 한마디 해주는 게 그리 어려워 보이지도 않았다. 지금은 나경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제일 쉽고 빠르게 일을 진행 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자 반오가 조금 더 침착하게 상황을 판단하기 시작했다. 반오가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심드렁하게 물었다. “짧아도 됩니까?” “네. 짧아도 됩니다. 느끼신 그대로만 말씀해주세요.” 냉철한 평가라면 반오가 자신 있게 금방 해내는 일이었으니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 유혹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것은 아니겠지? “그런데 유혹이 혹시 몸으로 하는 그런 류의 것입니까?” 반오의 눈빛이 거침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