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동안 잘 지냈나 보네. 난 고장 났는데.” 첫 출근 날. 본부장, 아니 서재하를 마주하고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몸이 정상이 아니야.” “네? 그게 무슨…….” 재하는 이연에게 가까이 몸을 붙이며 다가왔다. 더는 뒤로 물러설 곳이 없었다. “이봐요, 정이연 씨.” 재하가 이연의 숨결 하나조차 놓치지 않겠다는 듯 꿰뚫어 보았다. “이 새끼한테 온갖 쾌락은 다 알려 주고.” 코끝이 닿을 듯한 거리에서 그의 눈빛이 서럽게 타오르고 있었다. “7년을 굶겨서 죽기 직전이잖아. 불쌍하지도 않아?” 긴 눈매를 접으며 유순하게 빛나던 눈은 사라지고, 지금 그의 무감한 눈동자 너머엔 분노만 들끓었다. “그러니 책임감 좀 가져 보시죠?” 그제야 이연은 본부장실에서 자신의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