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잘 들어갔습니까?” 10년 만에 처음으로 수면제 없이 단잠을 잤다. 하룻밤 상대일 거라 생각했던 여자, 이름과 달리 전혀 다정하지 않은 한다정의 품에서. “설마, 나 스토킹했어요?” “내 주치의가 말하길, 자의식 과잉도 병이라던데.” 감히, 천하의 백준도를 하룻밤짜리라 말하는 여자인데. 난생처음 집착이라는 걸 해 본다. 어쩌면 이 여자가 지독한 불면증의 열쇠일지도 모르기에. “이사장님께서 보건실은 어쩐 일이신가요.” “아마도, 자고 싶어서?” 서로의 필요로 시작된 깔끔한 관계. 그런데 대체 언제부터였을까. 이 깔끔함이 언짢아진 것은……. “대체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겁니까?” 내가 간절히 원했던 건, 과연 잠이었을까. 「다정하지 않은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