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단 회사원, 조폭, 마약 밀매단 등 맡은 임무마다 완벽히 소화했지만, 연인 역할은 사표를 각오로 윗선의 지시를 철저히 거부했다. “적성에 안 맞습니다.” “이유가 뭔가?” “그냥 알레르기가 있다는 정도로 넘어가시죠.” 강우의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던 실장은 알겠다는 듯 웃었다. “알레르기라……. 자네 같은 강한 남자들이 꽤나 앓는 병이지! 정신을 흩트리고 한없이 나약해지는…….” “국정원 위장부서 책임자께서 이제 심리학도 공부하시나 봅니다. 뭐 마음대로 생각하십시오.” 말을 돌렸지만, 강우는 블랙요원으로서 첫 임무에서 그 어떤 고된 훈련보다 더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