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할게요.” 어머니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해야 하는 해인아. 다리가 성치 않은 그녀에게 차선의 선택지는 없었다. <계약금 정도야 더 올려 줄 수도 있어. 물론 흥정은 네 몸으로 해야겠지만.> 하지만 얼굴을 마주한 남자는 그녀의 예상과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검토해 보겠습니다. 긍정적으로.” “지금 뭐, 라고 하셨어요?” “저와 결혼하겠다면서요.” 그렇게 저질스러운 문자를 보내 놓고. “목소리가 예쁘시네요.” 마치, 누가 보면. “들어 볼 테니까, 일단 계속 말해 봐요.” 인아가 정말 이 쓰레기에게 청혼이라도 한다는 듯한 태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