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선대 황제에 대한 한 신화가 있다. 굶주리는 빈민이 신의 선택을 받아 황제가 되었다는 이야기. 그러나 수백 년이 지난 지금, 제국에는 굶어 죽는 이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 당연하게 여겨졌던 신화는 어느새 황실에 있어서 그저 옛 역사일뿐이었다. 공작가의 장녀 아리데타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황후가 되기 위해 길러진 존재다. 황실에 기어들어가 내부를 파고들 첩자. 하지만 오래도록 주입된 권력에 대한 갈망은 어느 순간 그녀 자신의 욕망이 되었다. 황후가 아닌 황제가 되겠다는 욕망. 황실에는 항상 황녀가 한 명뿐이라는 기묘한 법칙, 황명에 침묵하는 귀족들, 황권에 짓눌린 백성들. ‘그래서 저는 다시 쓰이기로 하였습니다. 새로 탄생할 제국의 신화를. 그 이야기는 감히 그 누구도 열어보지 못할 신비로운 신화일 것입니다. 누군가의 꼭두각시로 살았던 여자가, 제 발로 춤을 추는 이야기일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