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유일한 낙이었던 보이그룹 어나더. 그들은 마지막 콘서트를 끝으로 해체를 선언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애는 연예계 은퇴까지 발표하는데. 충격에 휩싸였던 나는 교통사고를 당한 후 한창 어나더가 전성기를 누리던 9년 전으로 회귀했다. 좋아! 이렇게 된 거 어나더의 해체도 막고 최애도 지키자! 고심 끝에 어나더의 소속사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에 취직했다. *** 모니터를 주시하는 나의 목은 거북이처럼 전방으로 쭈욱 늘어졌다. ‘이건 아트다, 아트.’ 강지우뿐만이 아니라 나머지 멤버들도 합세해서 무대를 부숴버리는 모습을 보며 나는 속으로 다짐했다. 목숨 바쳐 어나더를 지킬 것이다. 그런데. 사람 좋게 웃고 있는 눈동자가 묘하게 번뜩였다. “라스트 댄스, 왜 라방에서 부르게 한 거예요?” “……?” “어차피 가만히 내버려 뒀어도 그 노래, 2년 뒤에 어나더 타이틀로 나왔을 텐데.” “…?!!” 이 새끼 뭐야? 도대체 정체가 뭐냐고?! 과연 나는 끝까지 최애를 지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