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돌아왔다. 꿈같은 결혼식이 끝난 후. 아무 말 없이 홀로 미국으로 떠나 버린 지 3년 만이었다. 영문도 모른 채 홀로 오랜 시간을 견뎌 왔지만. “오랜만이야.” 3년 만에 돌아온 그는 더는 고운이 알던 따뜻하고 다정한 남자가 아니었다. “재산 분할은 적당히 기재해 놓을 테니 필요한 게 있으면 변호사와 상의해 봐. 원하는 조건에 최대한 맞춰 줄 테니까.” 그리고 느닷없는 이혼 통보. 고운은 홀로 남겨졌을 때처럼 불시에 그와 헤어지게 되었다. “승욱 씨….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필요로 한 결혼은 그 이유가 사라지면 끝나는 거야. 몰랐던 것도 아니잖아.” 우리의 결혼이 ‘필요’ 때문이었던가. 그랬던 것 같기도 했다. 적어도 서로 좋아서 시작된 만남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결혼을 한 건 호감이 생기고, 마음이 깊어지고,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고운을 알아보고, 고운을 꺼내 주고, 구원해 줬기에. “서명했어요.” 고운은 짐작할 수 없었던 오해로 엇갈린 두 사람. 고운은 승욱이 원망스럽고, 승욱은 고운이 가증스러웠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그래도 내가 회사 일에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에요. 건강히 잘 지내요.” 그리고 승욱이 오해의 실체를 알게 되었을 때, 고운은 이미 붙잡을 수 없이 멀어져 버린 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