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작자인 약피폐물 로판 소설에 빙의했다. 소설 속 단 한 줄도 등장하지 않는 엑스트라로! 게다가……. “아저씨! 여기가 어디예요?” “어디긴 어디여, 걍 섬이지. 쪽섬.” 바지락이나 캐며 사는 시골 처녀인 것도 모자라 섬이 싫어서 아득바득 이를 갈고 고향을 탈출했는데, 또 섬이라고? “저를 배에 태워 주시면 이런 거 매일 먹게 해 드릴게요.” 나는 마침 배를 몰고 쪽섬에 방문한 해산물 덕후 루펠렌 대공에게 싱싱한 낙지를 잡아다가 바치며 애원했다. “너를 내 배의 특별 요리사로 채용하고 싶은데.” “저를요?” “너를 공짜로 배에 태워 주는 건 물론, 하루에 금화 열 개씩을 따로 임금으로 지급하도록 하지.” 나는 그렇게 대공과 덜컥 고용 계약을 맺고 말았다. 그런데… 계약이 끝나질 않는다? 게다가 계약을 빌미로 나를 꽁꽁 묶어 놓기까지! “휴가를 떠나겠다고? 날 두고 대체 어딜 가려고? 난 절대 그렇게는 못 하겠어, 지아나.”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내 휴가 절대 지켜요! 줬다 뺏는 건 사절입니다!” “가려거든 나랑 같이 가. 쉴 때도 나랑 같이 쉬어. 그러면 되잖아.” 당신 같으면 고용주랑 같이 쉬는 날을 보내고 싶겠냐고! 대공이 계약을 빌미로 내게 집착을 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