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했다. 그의 무관심과 학대를 일삼는 시댁 식구들. 마지막 신뢰까지 무너져 결혼 생활에서 도망쳤는데. “……50억이라고요?” 2년 만에 그의 비서에게 붙잡혀 온 내게. 남편은 내 이름의 채무 계약서를 내밀었다. 전에 없던, 갈망과 소유욕이 들끓는 눈으로. “선택해, 이 돈을 갚을 것인지.” 그의 입술 새에서 거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등줄기가 뻣뻣해지고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그는 바싹 얼어붙은 내게 족쇄를 채우듯 속삭였다. “내 침대에서, 못다 한 아내 노릇을 계속할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