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못할 사정으로 받아들인 위장 결혼. 실제 결혼생활 없는 1년 기한의 계약일 뿐이었다. “차인영 씨, 맞죠?” 결혼식 날 처음 만난 선우는 아찔할 만큼 매력적인 남자였다. 첫인사를 나눈 순간부터 느낀 설렘, 결혼 연극의 주인공으로 나눈 파트너십, 그리고 소소한 접촉과 배려가 부른 강렬한 이끌림. 그와의 모든 시간이 인영의 낯선 욕망에 불을 지폈다. “나랑 잘래요? 우리 오늘 결혼했으니까.” 선우의 유혹에 인영의 경계심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결국 하룻밤 쾌락에 모든 걸 내주었다. 연인처럼, 남편처럼, 사랑을 나누는 듯한 착각에 휩싸였던 그 밤 뒤. 인영에게 닥친 건 일방적인 이별 통보, 그리고……. “사랑? 난 그런 거 안 하는데.” 심장이 얼어붙을 만큼 싸늘한 조롱이었다. 계약대로라면, 그렇게 상처 주고 미국으로 떠난 선우를 다시 볼 일은 없었다. 그런데 한 달 후. “보고 싶었어. 여보.” 또라이 바람둥이 사이코 남편이 돌아왔다. 그 잘난 입을 찢어버리고 싶을 만큼 기막힌 선전포고와 함께. “차인영 남편, 하려고.” 다시 달콤하고 끈적하게 흔들어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