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 않는 시간이 흐른다는 그곳, 무간. 사랑하던 여인을 잃고 스스로를 그곳에 가둔 별의 아들이 있었다. 죽은 그녀와 닮은 여인이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려온 건, 그로부터 천여 년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마침내 봉인을 깨고 세상으로 나온 그는, 죽은 그녀와 닮았다는 18세 소녀 예령과 마주한다. “너는…… 내가 보이는구나?” 보통의 인간들은 볼 수 없는 그의 모습을 또렷이 보는 소녀. 그는 어쩐지 불쾌하다. 소녀가 제 내면 깊은 곳의 무언가를 자꾸만 뒤흔든다. 사랑했던 그녀와 전혀 닮지 않은 이 하찮은 인간 따위가 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