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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게시판

[웹소설 리뷰] 이번 생에 실패란 없다 <이번 생은 가주가 되겠습니다>

동딩댕 2023-08-28 16:01:01 [줄거리] 제국에서 제일가는 부자 가문의 사생아로 환생한 피렌티아. 이대로 탄탄대로일 줄 알았건만.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친척들에게 문전박대에, 잘나가던 가문마저 쫄딱 망해 버리기까지……. 그런데 이거 진짜인가? 술을 좀(많이) 마셨다가 마차에 치였는데, 다시 눈을 뜨니 일곱 살로 돌아왔다? 거기다 이전 생에 가문의 원수였던 찬바람 쌩쌩 불던 2황자가 대형견처럼 나를 쫄래쫄래 쫓아다닌다! “나보단 티아 네가 더 예뻐.” “……놀려 지금?” “아니. 진심인데.” 좋아, 2황자도 가문도 다 내 거다! 이번 생은 내가 가주 하든가 해야지. [리뷰] 피렌티아는 한국에서 살다가 트럭에 치여 램브루 제국의 유력한 공작가 롬바르디 가문에서 환생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유랑민이었기 때문에 반쪽짜리 취급을 받으며 가문 안팎을 지휘할 능력을 갖추었음에도 무시당했다. 롬바르디 가문은 황실의 후계싸움에서 가주 비에제의 무능으로 망나니인 1황자를 지지했고 2황자가 승리하자 몰락한다. 피렌티아의 할아버지이자 선대 가주 룰락 롬바르디가 죽은지 2년만이었다. 피렌티아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다가 마차에 치여 죽고 과거로 회귀한다. 피렌티아는 두 번째 생에서 자신이 가주가 되기로 결심한다. 요즘 웹소설에서 회귀, 빙의, 환생을 묶어서 "회빙환"이라는 키워드가 따로 생길 만큼 회귀와 환생은 인기가 많은 소재이다. 이런 작품이 인기있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요약하자면 회귀물 독자는 미래를 알고 있는 주인공이 미래에 대한 정보로 다른 경쟁자를 물리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게 된다. 환생물 독자는 주인공이 성인의 정신으로 어린시절을 살아가며 좀 더 나은 인생을 살게 되는 과정을 즐긴다. 그래서 환생물 독자들은 주인공이 성인이 되면 급격히 흥미를 잃는다. 주인공이 더 이상 주변의 또래보다 성숙하거나 특출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피렌티아가 환생해야 하는 이유는 중세시대의 신분제를 배경으로 하는 로맨스판타지 속 인물들의 사고방식이 독자들의 취향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직적인 신분제를 갖춘 중세시대에서 차별은 당연하지만 현대의 사고방식을 가진 독자들은 웹소설 속에서 주인공이 차별하거나 당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작가는 주인공이 독자들과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 대한민국에서 살던 인물을 롬바르디 가문으로 보낸다. 더해서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을 롬바르디 가문의 상단에 적용해 상단을 빠르게 성장시키고 주인공이 가주에게 인정받게 하려는 목적도 있다. 이렇게 현대의 사고방식과 지식으로 무장한 피렌티아는 회귀로 미래까지 알고 대비할 수 있게 되면서 ‘사이다’ 전개의 요건을 갖추었다. 하지만 사건 전개가 모두 주인공의 의도대로 진행되고 우연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심심하다. 피렌티아가 후계자 수업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래에 유명해지는 조각가를 찾으러 평민 마을로 내려가는데 우연히 우물에 빠질 뻔한 아이들을 구해주는 사람이 그 조각가이다. 또 피렌티아는 2황자와 친분을 쌓으려 하는데 2황자는 황후소생이 아니라 구석진 건물에 방치된 상태이다. 피렌티아는 그 건물이 어디인지 모르지만 황궁에 방문했을 때 우연히 2황자와 마주쳐 자기 편으로 만든다. 이렇게 ‘고구마’없는 전개는 시간을 때우며 읽는 독자들에게 나쁘지 않지만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어서 8권에 달하는 긴 내용을 모두 읽게 하는 흡입력은 떨어뜨린다. <이번생은 가주가 되겠습니다>는 환생과 회귀를 모두 겪는 주인공을 내세워 로맨스판타지 장르에서 독자들이 답답함을 느낄 수 있는 요소를 대부분 제거하면서 '사이다'전개를 갖췄다. 여기에 주인공이 겪는 사건에서도 큰 어려움 없이 주인공이 원하는 방향으로 물 흐르듯 전개되는 것은 독자들이 큰 감정소모 없이 읽기 쉽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독자들에게 지루함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인공이 약간의 갈등과 어려움을 겪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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