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녀〉는 단단함과 유연함, 냉혹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품은 한 여자의 삶을 통해 사랑·가족·인간성·복수라는 오래된 질문들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이야기다. “싸가지 없다”는 오해와 “무쇠팬 같은 철면피”라는 별명 뒤에는 사실 누구보다 상처받아온, 그래서 더 세게 버텨온 인간의 민낯이 숨어 있다. 세상을 계산하고 홱 돌아설 줄 알지만, 약한 존재가 울면 발걸음이 멈추고, 자기에게 상처 준 사람 앞에서도 결국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연민을 버리지 못하는 그 모순된 심성을 가진 인물이 바로 철녀다. 이 작품은 막장 같은 사건들이 꼬여 돌아가지만, 결국 그 안에서 가족의 의미, 사랑의 진짜 본질, 인간이란 존재가 가진 선한 마음의 씨앗을 찾아가는 유쾌하고도 따뜻한 코믹 막장 휴먼멜로다. 고통을 견디며 살아남은 한 여자가 ‘복수’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고, ‘가족’이라는 이름 앞에서 흔들리고, ‘사랑’이라는 정답 없는 감정에 직면하며 끝내 웃고, 울고, 용서하고,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인간이 되어가는 여정을 담는다. 〈철녀〉 줄거리 장사꾼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숫자와 계산, 생존을 몸으로 배운 여자 ‘철녀’ 윤설아. 대충 살아가는 법을 모르는 그녀는 일도 사랑도 올인하는 직진형 인간이지만, 그 탓에 종종 ‘싸가지 없다’, ‘이기적이다’, ‘철면피’라는 말까지 듣는다. 그래서 붙은 별명은 무쇠팬. 두들겨도 찌그러지지 않고, 불 위에서도 버티는 그 물건처럼. 하지만 세상이 모르는 비밀이 있다. 그녀는 약한 이에게는 누구보다 한없이 약하고, 자기 삶 바깥의 욕심에는 쉽게 등을 돌릴 줄 아는 따뜻한 인간이었다. 단지 그 따뜻함을 드러내는 법을 잊었을 뿐. 그러던 어느 날— 설아의 삶은 마치 꼬여버린 꽈배기처럼 한꺼번에 비틀린다. 가족이라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 오해로 뒤집힌 사건. 사랑의 파국. 그리고 진실을 감춘 거대한 그림자. 설아는 선택한다. “당한 만큼 갚아주되, 그보다 더 비열하게 가지는 않겠다.” 야멸차게 복수를 계획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의 온기를 놓지 않는 그녀만의 방식으로. 복수의 후폭풍 속에서 뜻밖의 가족과 엮이고, 피하지 못했던 옛 인연과 다시 맞서며, 새로운 사랑과 기묘한 인연이 찾아오고, 설아는 조금씩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깨닫기 시작한다. 막장처럼 꼬여버린 인생 속에서도 웃음이 터지고, 울음이 터지고, 가족의 의미가 다시 써지는— 마침내, 단단한 무쇠였던 그녀에게 따뜻한 불이 스며들어 ‘철녀’가 아닌 ‘설아’라는 인간이 다시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