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도 욕망을 선택한 한 여성의 삶은 실패가 아닌 성공을 거둔다. 그러나 그 성공이 자신을 구원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결국 파멸일 뿐이다.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모두가 엄마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결혼했다고 해서 모두가 아내가 되는 것도 아니다. ‘원하지 않은 자리’에 억지로 앉혀진 한 여자가, 끝내 그 자리에서 도망쳐 스스로의 욕망을 좇는다. 그녀의 선택은 잘못일까, 정직한 삶일까? 그리고 그 욕망의 끝은 누구의 손에 의해 무너질까? 가정, 모성, 성공, 욕망, 그리고 파멸. 우리는 그녀를 비난할 수 있을까, 혹은 그녀의 고통을 이해해야 할까? **〈엄마의 이름으로〉**는 한 여자의 욕망과 붕괴된 모성을 통해 현대 사회가 강요하는 ‘엄마의 이름’이 어떤 무게를 지니는지 질문한다. 줄거리 7살 딸과 5살 아들의 엄마다. 현실보다는 늘 새로운 삶을 꿈꾸는 여자였다. 어릴 때부터 디자인 감각과 예술적 재능이 남달랐다. 어른이 되면 패션 디자이너가 되리라 믿었다. 하지만 가난은 그녀의 꿈을 허락하지 않았다. 대학은커녕 고등학교만 겨우 졸업하고 구두 공장에 취직한다.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일했고, 삶에 치여 결국 한 남자의 아내가 된다. 결혼도, 엄마도, 그녀가 원해서 선택한 자리는 아니었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그녀는 점점 숨이 막혔다. 가정은 족쇄였고, 아이들은 책임이라는 무게로만 다가왔다. 그녀의 손 끝은 아직도 아름다움을 꿈꾸고 있었고, 삶은 점점 그녀를 꿈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결국 그녀는 모든 것을 버렸다. 엄마의 자리도, 아내의 자리도, 평범한 삶도. 그녀는 자신의 브랜드를 런칭하고, 구두 업계에서 실력자로 떠오른다. 그러나 성공은 결코 정직한 방법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불법 거래, 하청 착취, 기술 탈취, 공장의 비밀 계약. 욕망의 덫에 빠진 그녀는 점점 괴물이 되어 갔다. 그리고 어느 날, 그녀가 버렸던 7살 딸이 다시 그녀 앞에 나타난다. 그 딸로 인해 그녀의 모든 악행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끝내 그녀는 ‘엄마의 이름’으로 파멸한다.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 버린 딸에 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