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을 뒷바라지 한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 받은 날. 예술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나 좀 도와줘요." 뻔뻔한 부탁에. "우리 결혼 할래요?" 미친 청혼도 모자라. "부탁해요." 간절한 눈빛까지. 모든 걸 보여주었다. "발칙하네. 마음에 들어." "네?" "마음에 든다고." 태건의 엷은 미소가 예술의 눈동자에 닿았다. 드라마의 한 장면 처럼 남자에게 복수를 꿈꾸는 거라면 도와 줄 의양이 있었다. 안 그래도 퍽 심심하던 참이었으니까. "그럼 우리 결혼하는 거예요?" 하지만 예술은 알지 못했다. 이것이 그에게 얼마나 몹쓸 짓이었는지. 얼마나 미친 부탁이었는지. rarayun222@gmail.com